백성들의 슬픔
1862년(철종 13년) 조선. 극심한 전염병과 기근, 자연재해와 거듭되는 흉년으로 조선의 백성들은 힘든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그들의 고통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양반들과 탐관오리들의 착취까지 더해져 산지옥을 살아야만 했다. 이에 분개한 백성들이 전국 각지에서 봉기 끊임없이 일어났다. 그중 진압된 백성들은 참수형을 당했다. 나머지 산으로 도망친 이들은 도적이 되어 생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 한편 전라남도 나주에 '조원숙 대감'이라는 대부호가 있었는데, '조윤(강동원)'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그는 19세의 나이에 무과 급제를 이루어 냈다. 그의 실력이 얼마나 출중했는지 창을 찌르면 날아가는 제비를 찌를 수 있었고, 대검을 휘두르면 검기가 띠처럼 늘어져 무지개를 이루었다. 그는 조선 최고의 검객이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전라남도 나주의 한 술집 기생의 아들로 태어나 일곱 살까지 그곳에서 자랐다. 이후 아버지의 집에 들어가 살기 시작했으나 '첩의 아들'이었던 그는 배다른 동생 조서인의 탄생으로 인해 아버지의 사랑에서 멀어지게 된다. 이에 조윤은 열한 살의 나이에 인생의 허무함을 깨달았고,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갈구했으나 늘 부족함을 느꼈고 분노와 적대감으로 사람들을 대하며 폭력을 일삼았다. 그렇게 성인이 된 조윤은 동생 조서인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그 즉시 스스로 관직에서 물러나 십 년 만에 고향 전라남도 나주로 내려와 아버지의 유산을 물려받고자 아버지의 죽음을 기다린다. 동시에 굶주려 있는 백성들을 돕는 척 쌀을 빌려주면서 하면서 글을 모르는 백성들에게 각서를 쓰게 하였는데, 여기에는 빌린 쌀을 갚지 못했을 때에는 토지를 몰수한다는 내용이 적혀져 있었다. 그렇게 조윤은 가난한 백성들의 힘들게 하며 자신의 부를 더욱 축적해 나갔다. 오늘의 주인공 돌무치(하정우)는 전라남도 나주에서 백정(도살업자)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그는 소를 도살하여 고기를 잔칫집에 가져다 준다. 그 집이 바로 조윤의 집이었다. 고기를 납품한 돌무치에게 조윤의 하인이 찾아와 조윤을 만나게 해주고, 조윤은 돌무치에게 청부살인을 부탁한다. 청부살인의 대상은 다름 아닌 자신의 배다른 동생의 부인이었다. 그녀는 임신 중이었는데, 조윤은 행여 동생의 부인으로부터 태어나게 될 조카가 남자일 경우, 아버지의 재산이 자신이 아닌 조카에게로 돌아갈 것을 염려하여 돌무치를 이용해 아이(조카)가 태어나기 전, 그녀를 죽이려고 한 것이었다. 돌무치가 수락하여 그녀를 죽이러 갔으나 실패하고 만다. 그렇게 돌아온 돌무치는 "사람을 죽일 수 없다."라고 하며 거래를 취소한다. 하지만 돌무치의 이런 행동이 조윤을 화나게 했고, 조윤은 사람을 시켜 돌무치의 집을 불태우고 그의 엄마와 여동생을 죽인다. 천만다행으로 돌무치는 기적적으로 살아나게 되고, 조윤에게 복수를 하러 가지만 무공이 뛰어났던 조윤 앞에 그는 아무런 힘도 쓸 수 없었다. 그렇게 죽음의 위기에 처한 그때, '지리산 추설'이라는 화적 무리들이 돌무치를 구해주고 그를 자신들의 무리의 일원으로 받아들인다.
희망 한 줄기
'지리산 추설'의 무리에서 돌무치를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그곳의 우두머리인 대호(이성민)은 돌무치에게 '도치'라는 새 이름을 준다. 도치는 그곳에서 사람답게 사는 법, 검술 등을 배우고 익히며 함께 화적생활을 한다. 지리산 추설은 부패한 관료들과 양반들에게서 양식과 돈을 빼앗아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악법을 이용해 백성들의 집과 토지를 빼앗은 것들을 다시 백성들에게 돌려주었다. 또한 그 누구도 심판하지 못하던 부패한 관료들과 양반들을 무력으로 심판하고 죽임으로써 고통과 신음의 삶을 살아가던 백성들에게 위안와 희망을 안겨주었다. 무치도 그들과 함께 하며 삶의 희망을 발견하게 되고, 언젠가는 조윤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하며 무공을 단련한다.
기득권자들의 반격
지리산 추설은 이번에는 악행을 일삼고 백성들을 억압하는 조윤을 타깃으로 삼는다. 그리고 그 일에 주인공 도치가 앞장을 서게 된다. 이들은 의금부(왕의 명령을 받아 수사하는 기관)로 변장을 하고, 조윤의 집에 찾아가 "곧 지리산 추설이 공격을 하러 올 것이니, 의금부와 함께 그들을 막아냅시다."라고 하며 조윤의 집에 잠입한다. 그렇게 조윤의 집을 무너뜨리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긴다. 처음에는 조윤이 속아 넘어가게 되고 지리산 추설 무리를 잡기 위해 성 밖으로 나가게 된다. 그때 그들은 조윤의 집에 있는 쌀과 곡식 등을 꺼내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고, 부패한 관료들을 붙잡아 조윤이 사람들을 속여 꾸민 계약서를 무효화 시키게 한다. 그러나 결국 조윤이 지리산 추설의 공격을 막아낸다. 조윤과 관료들은 전열을 정비하고, 자신의 사병과 군대를 동원하여 지리산 추설의 위치를 찾아 그들의 본거지를 공격하고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그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집에서 곡식을 가져간 백성들에게 "오늘 저녁까지 가지고 오지 않으면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을 한다. 조윤의 공격에 지리산 추설의 리더들이 죽게 되고, 이에 도치는 분개하여 조윤과 일대일 대결을 벌인다. 과연 도치는 자기 가족을 죽이고 많은 백성들에게 악행을 일삼은 조윤에게 복수할 수 있을까? 둘의 대결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시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
힘없는 민중들이 정치권과 기득권을 향한 시위와 항의를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국가의 리더들, 부와 권력을 가진 자신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사리사욕을 품지 않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이를 기쁨으로 여기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꿈만 같은 이야기라 생각한다. <군도: 민란의 시대>에 나오는 조윤과 부패한 관료들의 모습이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의 기득권자들의 모습이다. 그래서 씁쓸하다. 이런 씁쓸함이 사라지는 세상이 왔으면 하고, 영화 속 '지리산 추설'의 모습이 답답한 우리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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